반 미(Bánh Mì).
베트남식 샌드위치로 베트남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한번쯤은 먹어 보는 음식이다.
나에게 서양식 샌드위치는 생식이라는 느낌이라면, 베트남식 샌드위치는 조리된 음식이라는 느낌이다.
주로 먹던 음식이 계란 반미여서 더욱 그런 느낌이기는 하지만.
여튼 베트남에 있을 때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이었고,
한때 1일 1반미를 하지 않으면 제대로 하루를 보내지 못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특히 출퇴근 길에 자주 가는 반미 집들이 있었기 때문에 아침 저녁은 거의 반미였을 정도였다.
아침에 가는 반 미 집은 다이아몬드 플라자 앞에 위치한 곳으로 심플함이 특징.
아침 빈속에 먹기에는 부담이 없어서 자주 사 먹었다.
(반미집이라고 했지만, 가판대이다.)
아무래도 다이아몬드 플라자에 일하는 사람들이 사 먹으러 오는 경우가 많고, 또 거기에 한국 사람이 많다 보니
처음 여기에 사 먹으러 갔을 때 주문에 어버버버하니까 아주머니가 한국어로 "계란?" 이렇게 물었다.
그 다음부터 딱히 묻지도 않으시고 내가 나타나면 계란 반미를 만들어서 주신다.
그리고 특별한 요청을 하지 않아도 고수를 빼고 넣어 주신다.
앞에서 말했지만 심플함이 특징으로 파테, 간장, 약간의 채소, 고추, 달걀 후라이 정도만 들어간다.
아침에만 영업한다.
사실 막 맛있다든지 그렇지는 않지만 빈속에 부담이 없고,
내가 좋아하는 반미집이 아침에는 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가곤 했다.
정말 애정하는 곳은 집 근처의 반미집. 응웬 티 민 카이 18B 입구, 가디언스 바로 옆에 가판대가 있다.
아침 저녁 모두 이곳에 가판대가 있지만 판매하시는 분이 다른데,
나는 저녁에 나오시는 할머니께서 만드시는 반미를 아주아주아주 사랑했다!!!
반미를 만드시는 할머니께서 매우 정성스럽게 만들어 주시는 것에 반했고, 또 추천해 주신 반미 맛에 반했다.
계란 반미가 맛있어서 오로지 반미쯩만 외쳐 대었는데, '자 까'를 넣어서 먹어 보라고 하셔서 먹게 되었는데
이게 너무 맛있었다.
'자 까'라는 것이 일종의 어묵을 뜻하는 것 같은데, (오른쪽 사진의 어묵 같은 것)
우리 베트남 직원 말로는 반 미에 어묵을 넣어 먹는 경우는 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할머니만의 시그니처 메뉴인지, 아님 우리 직원과 나의 의사소통이 잘못 이루어진 경우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어묵을 양파랑 볶고, 거기에 계란 후라이를 같이 넣어 먹곤 했었다.
저녁 늦게 장사 접으실 때쯤 가면 어묵과 양파를 볶을 때 간장을 넣고 볶아 주시기도 했는데, 그것도 그 나름대로 별미였다.
안에 들어가는 것들도 푸짐했다.
어묵, 양파, 계란 후라이로 이미 가득 찬 빵 안에다가 오이, 절인 무+당근, 오이를 빵이 터질 정도로 가득 담아 주신다.
그 위로 이런 저런 소스를 뿌려 주시는데 반미의 풍미를 더한다.
그리고 좋았던 점은 가판대 뒤쪽에서 주로 주문을 해서
말이 잘 안 되더라도 이거 넣지 말라, 이거 달라 손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는 것.
예전에 부족한 베트남어 때문에 반미 주문할 때 겪은 일이 있다. 물론 이 반미집이 아닌 다른 곳.
고수를 넣으려고 하길래 không(아니요)이라고 했더니 채소 종류는 다 빼버리고 간장에 계란 후라이만 넣어 주는 일이 있었다.
여튼 그런 일들을 생각하면 주문할 때 위치도 중요한 듯..
또 할머니도 아주 친절하신 분이셔서 가릴 만한 음식을 넣기 전에는 먹을 거냐고 물어도 봐 주신다.
그리고 정말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드신다.
주로 퇴근하면서 사 가곤 했는데,
손에서 느껴지는 뜨끈뜨끈한 기운과 소스와 볶은 양파, 어묵 냄새로 집까지 가는 길이 무척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베트남에서 여러 음식을 먹었지만, 다시 먹고 싶은 거의 유일한 음식이 이 집 반미이다.
위치는 18B Nguyễn Thị Minh Khai, Da Kao, District 1, Ho Chi Minh City, Vietnam
주로 오후 4시나 5시부터 시작하고 일요일은 휴무인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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