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documentary

[넷플리스 오리지널] 게이브리얼의 죽음: 누구의 책임인가?

순록 2020. 4. 12. 21:54

※ 스포일러 주의! 그러나 결말은 없음

 

 

The Trials of Gabrial Fernadez

 

 이야기는 911 신고 전화로 시작한다. 형과 레슬링 중에 아이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다는 아버지의 신고. 그리고 당시 그 아이를 받았던 응급실 간호사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무엇인가 불안불안하게 느껴지던 그녀의 목소리는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흐느낌으로 바뀐다.

 

 8살 작은 몸 구석구석에 무엇인가 상처가 있었다. 누가 봐도 욕조에서 미끄러졌다는 그 아이의 엄마의 주장은 거짓인 것이 분명한 아이의 몸. 아이는 그렇게 짧은 생을 마감한다.

 

 끔찍한 학대를 받다가 죽은 아이의 이름은 게이브리얼. 그를 죽게 만든 것은, 적어도 1차적 책임은 그의 엄마와 엄마의 남자친구였다. 단순한 폭력뿐만 아니라 옷장에 가두고 재갈을 물리는 짓도 서슴치 않았다. 남자친구는 거구였고, 아이는 너무나 작아 보였다. 남자친구는 일터에서 좋은 사람이라고 했고 엄마는 폭력의 피해자라고 하며 그들의 벌을 어떻게든 피해 보려했지만 아이는 너무나 작고 가냘파 보였다.

 

 그런데 이 문제는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게이브리얼이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보고 그의 담임 선생님이 신고를 하였으나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그의 상태의 심각함을 알아챈 정부기관의 경비가 또 신고를 하였음에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는 그의 엄마와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방치되었고, 그들은 그를 죽였다. 

 

 그래서 이 사건은 아이에게 실제적인 폭력을 행사한 이들뿐만 아니라 아이를 담당했던 사회복지사들도 기소되면서 큰 주목을 받는 사회적 사건으로 발전해 나간다.

 

 우리 사회에서도 종종 아동 학대와 관련된 사건들이 주목을 받는다. 그러한 행동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들은 재고의 가치가 없는 쓰레기들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들을 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여기에서도 그렇게 자세히 다루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수준보다는 조금 더 상세히 알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느꼈던 것은 끔찍함이었다. 다큐멘터리 초반 분노로 흐느끼던 간호사와 같은 심정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미안해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죽어갔던 많은 아이들 역시 그렇게나 끔찍한 고통 속에서 죽어갔을 텐데 안타깝다 부모가 나쁘다 라는 생각만을 했을 뿐 그 이상 무엇인가 해 주지 못했던 것이 미안했다. 업무의 과중함을 핑계로 방관하며 아이를 죽음으로 몰아갔던 사람들과 과연 큰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이 다큐멘터리는 총 6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어 좀 길지만 앉은 자리에서 다 볼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하지만 중간 중간 등장하는 아이의 피해 상황에 대한 묘사나 사진 때문에 계속 보기가 힘들기도 한 다큐멘터리이다. 그러나 보기 시작했다면 꼭 마지막화까지 보라고 해 주고 싶다. 이 다큐멘터리의 묘미와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마지막 부분에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주위를 둘러볼 것. 그리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담임 선생님이나 경비 아저씨 같은 사람이라도 되자고 생각했다.

 

세 줄 요약

1. 아동 학대에 관한 다큐멘터리.

2. 몰입감이 있지만 학대 정황 등의 장면에 힘들 수도 있다.

3. 주위를 둘러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