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여러 잡상들 (네르케와 전설의 연금술사들, 진삼국무쌍8)
※ 리뷰가 아닌 지금까지의 플레이와 그것에 대한 잡상들.
플레이스테이션4를 마련하고, 나의 삶은 점차 힘겨워지고 있다. 일이 밀리고, 공부가 밀리고 카톡 답이 밀리고 시간에 허덕이게 되었다. 블로그가 거의 월 단위로 갱신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나에게 플레이스테이션은 오토메 게임을 제외하면 무쌍 시리즈를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기이다. 그래서 텔레비전을 구입하기로 하고 나서 바로, 플레이스테이션도 구입 전에 이미 가장 최근에 발매되었다는 진 삼국무쌍 8을 구매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세간의 평은 나빴지만 여전히 애정하는 시리즈였고, 나는 여전히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캐릭터가 많고 계속 반복되는 스토리이다 보니 끝나지 않았다. 플레이 시간은 300시간에 다달았는데 캐릭터의 반 이상도 클리어하지 못했다. 물론 모든 퀘스트를 다 깨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때문에 그리 된 까닭도 있다. 제일 겹치는 것이 적벽대전인 것 같은데, 이제 정말 적벽 대전이라면 끔찍할 정도이다.
그런데 반복에도 산속이나 여기저기를 헤매며 채집하고 무기라든지 뭔가를 만드는 것이 의외로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은 당연히 연금술 쪽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아틀리에 시리즈가 생각이 났다. 한때 오토메게임을 했던 나에게 아틀리에 시리즈는 낯설지 않은 시리즈이다. 동화 같이 예쁜 그림들 때문에 눈에 띄기도 했고 어느 정도 비슷한 느낌의 게임이기 때문에 오며 가며 추천을 받는다든지 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굳이 따지자면 꼭 연애 쪽 게임이 아니다 보니 이름만 알 뿐 플레이해 보지 않았다. 악의 씨앗은 참으로 오래 전 뿌려져 있었으나 드디어 움을 튼 것이다!! 그렇게 지겨움 덕분에 가까스로 정상의 궤도로 복귀하던 생활이 다시 한 번 끝없는 게임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 것이었다.
네르케와 전설의 연금술사들 P/V
입문격으로 괜찮다는 소피의 아틀리에를 하려고 생각했으나 발매된 지 꽤 된 타이틀을 제 값을 주고 사려니 아까운 것 같아 망설이다가 우연히 방문한 일렉***마트에서 정말 우연히 방문했을 리는 없지만 "네르케와 전설의 연금술사"를 발견했다. 외전 격이어서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것 같았지만, 눈 앞에 상품이 있다 보니 도대체 그 유혹을 이겨낼 수 없었다.
이 타이틀은 지금까지 아틀리에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우르르 나온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플레이해 봤다면, 자신이 플레이해 봤던 캐릭터를 다시 본다든지 아니면 그 후일담을 듣는다든지 하는 즐거움이 있는 작품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냥 의미 없는 대화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일 뿐이어서 아쉽다. 이것을 끝내고 시리즈의 앞선 작품들도 해 보고 싶기는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삶이 피폐하다 못해 썩어 들어갈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아... 그리고 지난 5월에 아틀리에 시리즈의 새로운 타이틀이 발매되었다고 하니 한다면 그쪽일 것 같다.
여튼 그런 감상을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게임은 아주 재미있다! 거의 심시티인데, 아니, 그냥 나에게 심시티이다. 스토리 진행 따위는 사실 흥미롭지도 않고 그냥 그럴려니 한다. 어떨 때는 마을을 만들 생각에 빠르게 넘어가기도 할 정도이다. 게임 진행보다는 게임이 끝나기 전에 내가 원하는 마을의 모습을 만들기 전에 게임이 끝날까 봐 걱정이 된다. 진행과는 전혀 관계없이 구역 별로 여기는 상업 구역, 여기는 목장 구역 등을 만들어 완벽한 마을의 모습을 만들고 싶다는 강박과도 같은 생각에 며칠 째 새벽녘까지 돌리고 또 돌렸다. 심지어 첫째 날은 날이 밝아 오는데, 왜 날이 밝아 오는지 이해가 안 되었을 정도로 찰나의 순간처럼 느껴졌다. 심시티는 정말 하지 말아야겠다.
빨리 엔딩을 보면 이 과몰입도 끝날 것 같아 더더욱 몰입하여 시간을 쏟고 있는데,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실패는 아니더라도 애매한 엔딩으로 끝날 것 같아서 재탕, 삼탕도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 현실의 삶이 더 바빠지지 않고서야 당분간은 이럴 것 같다.
네르케를 끝내고는 제대로 된 후기를 남기는 것이 이번 달의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