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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TCH] 파이어 엠블렘 무쌍 풍화설월 리뷰

순록 2022. 8. 8. 11:48

2022년 6월에 24일에 발매된 "(미래로만 갈 수 있는) 타임머신" 파이어 엠블렘 무쌍 풍화설월

 

플레이 타임

플레이 타임 381시간.

무쌍 게임을 좋아해서 많이 하기는 하지만 200시간 넘겨본 것은 아마 처음인 것 같다. 진삼국무쌍8도 꽤 재미있게 했었고, 지도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지도 열기를 했었지만 그래도 200시간 남짓이었기 때문에 플레이 시간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 무쌍 전에는 파이어 엠블렘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본작을 해 보지 않았는데 도대체 왜 이 게임을 이렇게 잡고 있는지 스스로도 의아하다. 

 

모든 스토리를 보려면 6번을 클리어해야 한다. 6번 클리어했을 때가 200~250시간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 물론 난이도를 쉽게 하고 2회차부터 사용할 수 있는 진격의 피리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더 짧은 시간에 모든 스토리를 클리어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전장 무한 반복 플레이 같은 일을 하다보니 시간이 급속하게 늘어났다. 그리고 초반에는 나들이에서 퍼펙트 피크닉 타임을 받기위해 다시 로드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실제 시간은 조금 더 길 것 같다. 게다가 아직도 플레이하고 있다. 목표는 훈련장에서 하는 레벨업 없이 전캐릭 레벨 120 도달하기ㅋㅋ

 

 

● 좋았던 점

 

1. 캐릭터

 캐릭터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진삼국무쌍은 실사 느낌이 나는 모델링이라면 무쌍 풍화설월은 애니메이션 느낌의 모델링이어서 예뻤다. 실사보다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더 선호하는 내 취향에 잘 맞았다. 지금껏 플레이했던 아틀리에 같은 게임들을 생각해 보면 대개가 이런 풍의 모델링이었다.

 

 또 본작이 있다 보니 캐릭터 별 그리고 캐릭터 사이의 서사 같은 것이 있었다. 본작을 플레이해 본 사람들에게는 후일담이나 본작에 언급되었던 것을 명확히 해 준다거나 아니면 중요 사건을 다시 한번 언급하는 서비스 같은 느낌의 대화가 많이 있다. 나는 본작을 해 보지 않아서 그런 느낌이라기보다는 그런 대화의 배경이나 역사나 의미, 관계 같은 것을 추측해야 했는데 그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2. 상성

 사용 무기와 기술 혹은 병과에 따른 상성이 있다.  이를테면 활은 비행병에 강하고 특정 무기나 전투 기술은 중갑에 효과가 있고 그런 식이다. 불리한 상성의 적을 만나면 격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애를 먹는다. 그래서 전투 시작 전 캐릭터를 선택하고 무기나 기술을 선정하고 또 배치할 때 이런 점을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하는데 그런 선택 과정이 재미있다. 

 

 

3. 전투 평가

시간, 격파 수, 입은 데미지에 따라 전투를 평가하고 전체 평가 S이면 추가 경험치가 주어진다. 이 중에서 시간이 있는 것이 나에게는 매우 컸다. 나는 대개 모든 적들을 단 하나도 남김 없이, 그리고 모든 아이템들도 남김 없이 다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어서 하나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편이었다. 그러다 보면 조금 늘어지는 느낌이 들고 결국은 질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S를 받기 위해  S 시간 기준에 맞춰 아슬아슬하게 시간을 꽉 채워 그 안에서 가능한 많이 쓸어담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속도감과 긴장감을 계속 느끼게 되었고 아마 이 때문에 거의 400시간 가까이 플레이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

 또 시간 제한이 있다보니 흩어져 있는 각 캐릭터를 이용하게 된다. 제압이나 호위 방어 등의 지시를 내리거나 캐릭터를 변경하여 싸우게 된다. 캐릭터를 변경하는 것은 젤다무쌍에서 처음 해 봤는데, 그때는 꼭 바꿔야 하는 상황이 아니면 굳이 꼭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무쌍 본작에서는 없는 시스템이어서 익숙하지 않은 데다가 큰 이점이 없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는 앞에서 말했던 상성 문제도 있고, 시간 압박도 있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물론 격파수나 입은 데미지도 전투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이지만 부담되지 않는 난이도로 하는 편이고, 그러다 보면 데미지나 격파수는 쉽게 달성된다.  격파수가 가끔 부족할 때가 생기기는 하는데 이건 대부분 각 장의 마지막 전투에서만 발생하는 편.)

 

 

4. (대단하지는 않지만) 전략

상성, 시간 압박 등의 문제로 캐릭터들을 잘 활용해야 하다 보니 이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재미도 있다. 너가 여기를 공격하는 사이에 나는 여기를 밀어 올리고 너는 잠시 여기서 방어하면서 요새 문이 열리는 때를 기다리고 이런 식의 플레이를 내가 생각하는 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무쌍이 그렇게 머리를 쓰면서 하는 게임이 아니라 이것 역시 그렇게까지 큰 생각은 필요 없지만 그래도 무리 없고 부담 없는 하지만 어쨌거나 전략을 실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5. 캐릭터 커스텀

 외견은 아니고 스킬과 전투 기술을 선택할 수 있다. 스킬은 개인 스킬, 병과 스킬, 장착 스킬로 나뉜다. 병과 스킬은 병과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개인 스킬은 다시 액션, 보조, 전술 스킬로 나뉘는데,  캐릭터마다 고유하다. 다만 액션 스킬의 경우 용병의 피리를 선물하면 캐릭터 고유의 액션 스킬을 다른 캐릭터에 장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보조나 전술은 사실 크게 신경 쓰는 스킬은 아니지만 캐릭터에게 지시를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효과가 다르다. 열쇠 없이 보물상자를 열 수 있는 보조 스킬이 있는 애쉬를 보물 상자가 나오는 맵에 캐릭터를 넣으면 보물 입수가 쉬워진다. 그리고 방어를 지시했을 때 데미지를 덜 받는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제압을 지시했을 때 주는 데미지가 증가하는 캐릭터가 있는 식이다.

 

 장착 스킬은 필요한 스킬을 한정된 수 안에서 선택할 수 있다. 특정 능력을 강화해 준다거나 특정 공격을 강하게 해 준다거나 하는 것들인데 상황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전투 기술은 2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캐릭터마다 습득할 수 있는 기술에 차이가 있다. 스스로 습득할 수 없는 스킬의 경우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부관으로 있을 때 습득할 수 있는데 이것도 하려면 시간을 꽤 잡아먹지만 또 그것대로 재미있는 시스템이다.

 

 

6. 흥미로운 전초기지 생활

고양이와 함께

 강아지와 고양이에 진심인 전초기지. 고양이와 노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있다. 그 외에 뭔가 유머 코드로 넣은 듯한 드레곤에 공격 받는 병사들 모습도 보인다. 천마를 훈련시키는 병사 모습도 보이고 싸우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병사들 모습도 보인다. 그런 소소한 재미가 있는 전초기지를 돌아다니는 것도 좋다. 

 

 

7. 희미한 로맨스?

 진삼국무쌍8에서 경치 좋은 곳에 별장이 있고 이 별장을 구입(하는 것이었던 것 같은데)하여 장수를 초대해서 이야기하는 시스템이 있었다. 처음에는 의미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샌가 좋아하는 장수를 초대해서 멋진 경치를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그런 희미한, 로맨스를 느낄 수 있는 장치가 있는데 나들이 시스템이다. 퍼펙트 피크닉 타임을 달성하고 나서 나오는 바라보기는 진삼8의 별장보다 더 강한 느낌.

 

 그 외에도 전초기지 일을 돕거나 식사를 할 때 특정 캐릭터들을 같이 선택하면 특별한 대화가 나오는데 이것도 강렬한 몇몇 대사들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잉그리트와 실뱅의 식당에서의 대화이다. 실뱅이 잉그리트에게 고기 한 점을 더 주면서 행복한 표정을 보고 싶다는 식의 대사를 한다. 지원회화에서는 그냥 소꿉친구 느낌이었는데 갑자기 저 대화를 보고는 둘 사이가 궁금해져 본편 스토리까지 찾아 봤다.

 

 지원 대화도 여기에 넣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지원 회화는 대부분  '전우'라는 느낌이 강했고 아~주 가끔 로맨스의 희미한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8. 낮은 허들

 사실 앞서 언급했던 상성이라든지 전략이라든지 캐릭터 커스텀 같은 경우는 선택적인 사항이다. 꼭 신경 써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안 써도 적당한 난이도를 선택하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여러 부분에서 신경을 쓸려면 써서 하면 다른 재미도 맛볼 수 있고 안 쓸려면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데 이것도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또, 난이도에 따라 보상의 '정도'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볼 수 없는 이벤트가 존재한다거나 진엔딩을 볼 수 없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특정 레벨이 되지 않아 유료 DLC 맵에서 입구컷 당한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의 슬픔을 생각하면 나에게는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또 게임 컨트롤을 잘 하는 편이 아니므로 난이도에 따른 내용의 차별이 없다는 건 정말 좋았다.

 

 그리고 전초 기지에서의 활동도 사실 꼭 해야 하는 것이 아니므로 부담은 없다. 지원 레벨은 자주 사용하는 캐릭터들은 같은 전장에서 몇 번 굴리면 레벨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명성치가 필요해지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몇 회차 이상이 되면 그냥 필요한 것보다 더 쌓이게 된다. 

 

 

● 불만

1. 복장

병과 고유 의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설정을 통해 캐릭터 고유 의상(교복이나 사복) 그대로 전투에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특정 병과는 병과 고유 의상으로 나오는데 예쁘지가 않다. 나이트나 특히 트릭스터... 의상 DLC가 나오더라도 이 부분에 개선이 없다면 안타까울 것 같다. 

 

2. 타임머신

내 방학 돌려 줘ㅠㅠㅠㅠㅠㅠ 본작도 궁금해서 샀는데 이건 얼마나 시간을 잡아먹을지 두려워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DLC야 빨리 나와라!!

 

 

세 줄 요약

1. 본작은 해 본 적 없고 무쌍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이것도 재미있게 했다.

2. 다양한 이유로 재미있다.

3. 미래로만 가는 타임머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