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코튼퀸 no.172, 스플레 no.104, 106
바늘: 모사용 3호, 4호, 5호
도안: 우아한 코바늘 손뜨개
언제부터 뜨기 시작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티코지를 완성했다!
티코지 자체는 지난 12월경부터 떴지만, 이 티코지와 세트인 컵받침을 시작으로 한다면 오래 전이기 때문에 정말 오랜 기간인 듯 하다.
사실 이 티코지와 컵받침 세트는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외할머니께서 수예 장인이셔서 집안의 많은 부분이 자수 넣은 보나 뜨개 레이스로 덮여 있곤 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뜨개질은 항상 배우고 싶은 취미였다. 하지만 배울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러다 재작년부터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취미 생활을 가질 만큼의 시간이 주어졌고,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한 눈에 반한 것이 "우아한 코바늘 손뜨개"라는 책의 표지였다. 그 표지에 있던 것이 바로 이 티코지와 컵받침이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내 뜨개질의 시작",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컵받침 자체는 뜨기가 쉬워서 책을 구입하자마자 다 떴는데, 티코지는 바늘도 바꿔야 하고 뭔가 뱅글뱅글 돌아가면서 뜨는 것이라 재작년의 나로서는 도안을 이해하기조차 어려웠다. 다행히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런저런 것을 뜨면서 도안 읽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니 이제는 이 티코지도 어렵지 않게 뜰 수 있게 된 것이다. 대단한 성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실력이 는 것 같아 기쁘다.
원작실이 꽤 비싼 탓에 몸통 부분은 다른 실로 교체했다. 원작실보다 조금 굵은 실이어서 사진의 그 느낌 그대로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만족스럽다. 그런데 하나 조금 아쉬운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찻주전자에 너무 꽉 맞아서 씌우거나 벗길 때 조금 힘들다. 뜰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본인 가진 찻주전자의 크기를 맞춰 도안을 변경해서 떠야 할 것 같다.